2008년 06월 17일
야당의 무능은 이명박의 행운이다.


민주당이 뜬금없이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음모론을 들고 나섰다. 민주당이 쇠고기 재협상 카드 다음으로 내세운 건 대운하 반대도 아니고 공기업의 민영화 반대도 아니라 어이없게도 KBS 정연주 살리기였다. 야당의 무능은 이명박의 행운이다. 이걸 전면에 내걸다니 민주당의 정치적 감각은 제로 수준도 아닌 마이너스 수준이다.

그동안 촛불시위를 주최했던 시민연대도 마찬가지다. 촛불의 변질은 고스란히 이명박의 복으로 연결되는 법. 촛불시위를 주도하던 시민연대가 기존의 쇠고기 재협상 요구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갑자기 KBS 정연주 지킴이로 돌변했다. 대운하도 아니고 공공서비스의 민영화도 아니었다. 그들 또한 정연주 지키기를 쇠고기 재협상의 뒤를 잇는 다음 아젠다로 전면에 부각시켰다.

이렇게 민주당과 촛불시위 주체세력의 뻘짓은 이명박에겐 큰 힘이 된다. 이명박 정부의 지지율이 7.4%로 추락했다. 그리고 이명박의 가장 큰 지지기반이었던 수도권의 이명박 지지율은 3.1%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 적의 무능은 아군의 힘이다. 더구나 요즘 한나라당이 아주 기민하게 잘 움직이고 있다. 초기 귀신에 홀린듯한 청와대의 국정운영이 점차 귀신같은 한나라당의 국정운영으로 바뀌고 있다. 이명박과 한나라당은 이제 6월 29일만 잘 넘기면 된다. 6월 29일은 전두환이 국민에게 항복한 날이다. 그만큼 상징성은 6월 10일만큼 큰 날이다. 참고로 6월 29일은 6월의 마지막 일요일이기도 하다.

그동안 이명박의 문제점은 이명박은 입만 살아있다는 것이었다. 이래서야 그동안의 반노정서가 고스란히 반MB정서로 치환된 건 너무나 당연한 결과다. 이명박은 지는 게임에서는 어떻게 져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먼저 쇠고기 문제부터 풀어보자. 쇠고기 재협상은 민심인가 아닌가? 쇠고기 재협상이 바로 민심이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는 쇠고기 재협상을 선언해야 한다. 정권은 이미지고 이미지는 선언에서 나오는 법이다.

외교는 속내를 모두 다 드러내고 상대의 선의에 기대며 자신이 가진 카드를 처음부터 모두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과거 박정희 정권때 미국은 베트남전의 국제적인 정당성을 얻기 위해 한국의 베트남 파병을 간절하게 원했다. 그러나 박정희는 냉정하게 대처했다. 물론 박정희는 미국이 베트남으로 한국에 주둔 중인 주한미군이 철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한마디로 당시 주한미군에 크게 의지하고 있던 한국의 입장에서 베트남 파병은 불가피한 것이었다.

그래서 박정희는 존슨과 만나 베트남 파병으로 얻어낼 수 있는 경제적 이권들을 협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미국에 더 큰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자신이 신임하고 있던 차지철을 통해 국회 내에서 베트남 파병 반대 여론을 확산시켰다. 당시 차지철은 처음에는 국회 내의 사쿠라 역할에 충실했지만 베트남 파병 반대 논리를 개발하다 나중에는 정말 베트남 파병 반대론자가 되어 박정희를 당황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결국 한국의 베트남 파병 반대여론에 당황한 미국은 박정희의 요구조건을 모두 수용할 수 밖에 없었다. 이것이 박정희의 외교력이었다.

한국은 미국산 쇠고기를 사주는 소비국의 입장이다. 따라서 미국이 한국에 쇠고기를 수출하고 싶다면 한국의 검역주권논리를 그대로 수용해야 한다. 만약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한국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불허하면 된다. 사실 이명박의 취임 직후 20개월 미만의 살코기만 수입하기로 결정했어도 미국의 축산업자들 스스로 미국 농림부에 압력을 넣어 미국산 쇠고기 협상을 그정도 수준에서 타결시켰을 것이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20개월 미만 살코기라도 한국이 수입한다면 이명박 정부에게 감사하다는 입장이었다.

사실 미국의 축산업자들은 상원과 농림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따라서 그정도 수준의 결과만 얻어도 한미FTA 조기비준과 충분히 맞바꿀 수 있었다. 그러나 이명박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라는 외교적 카드를 캠프 데이비드 숙박과 카트 운전비용으로 너무나 허무하게 날려버렸다. 그러나 이미 지나간 일이다. 나는 이명박 정부가 앞으로의 외교 협상에서는 이런 우를 절대 범하지 않길 바란다.

대신 이명박은 더이상 한미동맹이란 정치적 레토릭에 집착해선 안된다. 박정희만큼 한미동맹을 강조한 사람도 없지만 그런 박정희도 미국에 얻어낼 수 있는 반대급부는 박정희 스스로 반미여론을 조장하면서까지 악착같이 챙겼다. 박정희의 친미는 대한민국의 근대화와 산업화라는 국익을 위한 수단일 뿐 결코 친미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명박은 부시와의 사적 친분에 너무 감동한 나머지 자신이 대한민국의 현직 대통령이란 사실도 망각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외교는 국가의 이익이 걸려 있는 문제다. 재협상을 선언한다고 해서 이명박의 체면이 구겨지는 것도 아니지만 설사 이명박 개인의 체면이 구겨진다고 해도 그게 국익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 바로 이게 실사구시의 실용정부 아닌가?

정권은 이미지고 이미지는 선언에서 나온다고 했다. 그러나 정치는 타이밍이다. 아젠다 세팅도 타이밍이고 인적쇄신도 타이밍이다. 아젠다 선점은 간단하다. 이슈는 또 다른 이슈로 덮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쇠고기 정국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국민적 관심이 요구되는 패러다임을 새롭게 바꿀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초등학교 교사의 남성할당제를 보자. 초등교사의 남녀 성비 불균형으로 인한 부작용은 생각보다 크다. 그리고 양성평등원칙은 여성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남성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 더구나 학부모와 교원의 80%가 찬성하고 있다. 따라서 양성평등의 원칙에 따라 2003년부터 공무원에게 적용되고 있는 여성할당제와 같이 초등학교 교사의 남성할당제를 도입하는 건 바로 교육인적자원부와 대통령의 정책적 결단 하나면 해결된다.

이걸로 정국이 시끄러워 진다면 더욱 좋다. 정치는 타이밍이고 이슈는 또 다른 이슈로 덮을 수 있다. 무능한 야당과 멍청한 시민단체가 KBS 정연주 구하기에 나설 때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민심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디테일한 교육문제를 전면에 들고 나와야 한다. 국민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는 국민들이 가려울만한 정책을 임팩트 있게 추진하는 것. 일산 경찰서 방문과 같은 디테일한 이명박식 에피소드보다 더 확실한 국민일체감을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런 디테일 명박이다. 

한마디로 쇠고기 정국 하나에만 매몰되어 있는 민심이 새로운 아젠다를 통해 분산되고 재편되는 효과를 갖게 되는 셈이다. 민심과 국민일체감을 형성하는 지름길이 바로 이런 민심은 지지하지만 사회적 이해관계가 걸려 지지부진한 사안에 대한 정권의 강력한 추진 드라이브다.

그러나 공기업의 민영화를 추진하는 것은 안된다. 이건 뻘짓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공기업의 민영화가 유일하게 민심의 지지를 얻는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위험천만한 생각이다. 공기업의 민영화는 공공요금의 대폭상승으로 연결된다. 따라서 공기업의 민영화는 공공요금의 상승과 대량 해고의 우려 때문에 결코 민심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 더구나 도요타를 통해 일본에서 고용의 유연화와 고용의 안정화 논쟁은 결국 고용의 안정화를 끝까지 고수한 도요타의 승리로 끝난 상황이다.
 
물론 공기업의 경영합리화에 대해서는 반MB세력이라고 할지라도 반대할 명분이 없다. 그만큼 공기업을 개혁해야 한다는 것에는 대다수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다. 공기업에 대한 정확한 민심은 공기업의 민영화에는 반대하지만 공기업의 개혁에는 찬성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는 프랑스의 사르코지 방식으로 외부 컨설팅 업체를 통해 공기업의 경영평가를 하고 이를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민간부문의 자기혁신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사르코지는 정치도 더 이상  무풍지대가 될 수 없다며 장관들까지 외부 컨설팅 업체를 통해 객관적인 수치를 통해 인사평가를 하고 있다. 정치도 민간의 영역처럼 객관적인 업무수행 능력에 대한 평가를 하게되면 정부와 정치부터 자기혁신을 한다는 명분을 얻게 되고 위로부터의 개혁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저항에 대한 반발을 줄일 수 있는 자기희생에 대한 공감대와 명분을 획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명박이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 지행일치가 되지 않으면 그 사람의 말을 절대 신뢰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요즘 청와대와 내각의 인적쇄신 문제가 정국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왠지 불안하다. 장고끝에 악수가 될 것 같은 느낌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정권은 이미지고 정치는 타이밍이다. 그리고 이명박의 실용은 유연한 수단이 되어야지 결코 교조적인 스콜라 철학이 되면 안된다.

이명박은 앞으로 정권의 안정성을 위해서 차기 국무총리로 호남 출신의 행정의 마스터인 고건이나 충청 출신의 케인지언인 정운찬을 선택해야 한다. 물론 국무총리 인선은 발표 직전까지 절대 언론에 알려져선 안된다. 과거 김영삼 정부 식의 깜짝기용이 되지 않으면 예상을 뛰어넘는 인적쇄신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신선한 이미지가 퇴색될 수 있다. 아마 고건이나 정운찬은 대통령이 직접 삼고초려를 하지 않으면 7% 정권의 차기 총리에 응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고건이나 정운찬 모두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삼고초려를 할 필요가 있다.

만약 구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였던 두 사람을 동시에 기용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강한 인적쇄신은 없다. 이것은 보수 대연합론과 야당 대연합론을 뛰어넘는 국민 대연합론이다. 더구나 구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마저 이명박 대통령이 포용할 수 있다면 이것이 바로 국민을 섬기는 실용정부가 아닐까? 차기 국무총리를 고건으로 선택한다면 기획재정부 장관을 정운찬에게 맡기면 된다.

고건이 차기 국무총리를 거절하고 정운찬이 차기 국무총리가 된다면 기획재정부는 감세론자인 이한구나 대운하 전도사인 윤건영 중에 선택하면 된다. 한마디로 이번 인적쇄신에서 강만수-최중경 라인은 반드시 경질되어야 한다. 강만수-최중경 라인의 경질 없는 인적쇄신은 앙꼬없는 찐빵에 불과하다.

차기 대통령실장에는 이미 언론에 여러차례 거론이 되었던 윤여준이 최고의 카드다. 한나라당에서 윤여준 이상의 정무적 감각을 가진 정치인은 없다. 한마디로 윤여준은 한나라당이 가진 최고의 카드라는 소리. 더구나 윤여준이 대통령실장에 기용되면 이명박은 윤여준을 통해 이상득도 누를 수 있다. 윤여준은 만사형통이라는 6선의 이상득도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다. 개인적으로도 지금까지 한나라당에서 윤여준 이상의 정치적 감각을 가진 사람은 본 기억이 없다.

그러나 박세일은 아니다. 김영삼 시절의 정무기획수석 시절을 보면 박세일은 류우익과 같은 이론가일뿐 절대 정무적 감각을 가진 정치인은 아니다. 박세일에 대해서는 아마 이번에 홍보특보로 임명된다는 박형준에게 물어보면 더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박형준이 새롭게 신설될 차관급 홍보특보에 내정된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박형준은 홍보와 정무, 국정기획에 탁월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다.

그러나 정무수석에는 가능하면 선수가 높은 정치인을 선택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3선 출신인 맹형규의 정무수석 기용은 좋은 카드다. 지금 청와대는 권력의 집중화로 인해 모든 사안에 대해서 국민과 이명박이 항상 맞서는 구조가 되어있다. 따라서 이번 인적쇄신은 기존의 청와대 중심이라는 6조 직계제에서 다시 내각과 한나라당 중심이라는 의정부 서사제로 바꾸는 인적쇄신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권력구조를 의정부 서사제로 바꾸게 된다면 앞으로의 정국운영의 중심은 자연스럽게 청와대에서 한나라당으로 옮겨지게 된다. 따라서 청와대의 의지를 한나라당에 강력하게 전하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한나라당에서 정치적 발언력이 센 중진 출신이면서도 모든 계파에서 두루두루 신망받는 맹형규가 정무수석에 적임자다. 한마디로 새로운 정무수석에는 6조 직계제를 의정부 서사제로 바꾸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한나라당에 끌려갈 수 있으니 선수로 한나라당을 누를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소리.

그러나 민정수석에 정종복을 임명한다거나 정운천 후임에 이방호를 기용하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다. 정종복이나 이방호를 기용하면 이번 인적쇄신의 이미지 자체가 망가진다. 정종복이나 이방호를 쓸 생각이라면 차라리 삼성에 떡값 받아먹었다던 이종찬과 이번 미국산 쇠고기 협상에서 동네북이 된 정운천을 그대로 쓰는 게 낫다. 

박근혜에게 국무총리는 사족에 불과하다. 정치인에게 국무총리는 자신의 정치적 위치를 대선 후보급으로 올리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는 이미 대선 후보급의 정치적 중량감을 갖고 있다. 더구나 단언하지만 박근혜가 이명박 정부에 입각하게 되면 박근혜는 반드시 이명박 정부와 함께 몰락하게 되어있다.

박근혜가 이명박의 안티테제 아이콘이 되기 위해서는 절대로 입각만큼은 해선 안된다. 반대로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를 입각시키게 되면 자연스럽게 박근혜를 정치적으로 몰락시킬 수 있다. 이명박 정부는 박근혜를 입각시키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고 박근혜는 이명박 정부에서 입각을 안하는 것이 최상의 선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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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러브앤피스 | 2008/06/17 19:14 | 정치글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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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FELIX at 2008/06/17 20:06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번 촛불시위의 시발점은 바로 PD수첩입니다. 아무리 나라를 말아 먹어도 이런 방아쇠가 없었다면
지금의 정국이 존재했을지도 의문입니다. 그만큼 언론이란게 중요한 것이고 쇠고기 정국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제일 심혈을 기울인 부분도 정국 안정이 아니라 방송 장악입니다. 방송이 장악당하면 끝입니다.
여기는 물러날 수 없느 마지노선인게죠.
Commented by 러브앤피스 at 2008/06/17 21:49
그건 정치적인 계산일 뿐입니다.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명분은 없습니다. 촛불의 시작은 정치적인 계산으로 시작한 것이 아닙니다. 물론 PD수첩이 기폭제는 되었지만 그건 PD수첩에게 명분이 있었고 PD수첩의 내용에 공감하는 평범한 다수의 국민들의 호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거기에 이명박이 여러번 기름을 부웠지요.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이슈가 퍼져버렸어요. 촛불시위 피로 증후군과는 별도의 문제입니다. 더구나 그 첫번째가 한반도 대운하나 공공서비스의 민영화였다면 도미노가 쓰러지듯 확산되었겠지만 방송장악음모론(정확히 말하면 이명박이 방송 장악하려고 하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은 뻘짓이었습니다.

덕분에 민주당과 촛불시위의 주체세력이었던 시민연대는 이미 실기를 했습니다. 사실 이명박이란 공공의 적을 이미지화 해서 공포를 마케팅하려면 그 한계효용을 끊임없이 체감해야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국민들이 오래 분노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정치적 고통이 지속적으로 공급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과연 한나라당과 이명박이 더이상 그렇게 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이번 촛불시위 역시 일종의 이명박 때리기 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죠. 바로 이명박 때리기가 너무 오랫동안 계속되어 왔다는 것입니다. 한달 넘게 이명박 때리기를 계속해왔습니다. 그래서 이젠 이명박 때리기가 주는 정치적 쾌감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열심히 이명박을 때리다보면 선이란 것이 어느 순간에 악으로 교환되게 됩니다. 또 열심히 맞다 보면 악이라는 것도 어느 순간엔 선으로 교환되어 있는 겁니다.

안티테제는 때를 잘 잡아서 단 순간에 압축적으로 또 요약적으로 해야만 합니다. 다시 말해 안티는 기회가 오면 집중적으로 퍼부어서 정치적 생명을 완전히 끊어버려야 하는 것입니다. 간단히 말해 순간에 목숨 걸고 끝장을 봐야 한다는 말이죠. 그런데 만약 안티가 장기화되면 거기에는 반드시 선악이 교환되어버리는 교환가치 현상이 생겨나게 됩니다. 다시 말해 너희 중에 진정 죄 없는 자가 있다면 이 불쌍한 사마리아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 식의 반응이 나오게 되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명박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방송 장악은 이명박 뜻대로 됩니다. 과거 김대중과 노무현도 똑같이 했었거든요. 그리고 그건 대통령의 인사권의 문제구요. 여기에 딴지를 걸 국민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정말 이명박의 방송장악을 막고 싶었다면 쇠고기 추가협의 결과를 지켜보고 미진하면 6월 29일에 한번에 확 터트려서 이명박을 완전히 굴복시켜야 했어요. 근데 쇠고기 다음은 방송장악 음모론이라. 무능한 야당의 정세분석에 멍청한 시민연대의 아젠다 세팅이네요.
Commented by 어휴 at 2008/06/22 13:45
주인장님 분석이 맞는 측면이 분명히 있었는데...

이명박과 아이들이 기회를 계속계속 던져주는 것 같네요..쩝
Commented by 허리 at 2008/07/11 07:15
세상에 대한 커뮤니티와 우리의 커뮤니티가 죽으면 게임 끝이요!
언론을 사수하는 건, 싸우기 위한 쌩 전제조건인 '우리의 존재함(살아있음)'인 것이오.

울분만 앞세워 큰소리로 큰문제 외쳐된다고 될 일이 아니오. 그것은 일종의 '울분 풀기' (좀 심하게 말하자면 스트레스 해소) 에 지나지 않소.
누군들 울분에 격하고 싶지 않겠소.
그러나 이럴때일수록, 국가와 민족의 사활이 걸린 문제니 전문성을 가진 노숙한 사람들의 깊이있는 행동을 심사숙고하여 이해하고 단결해야 하오.

프로가 괜히 있겠소? 때때로 국제축구게임에서 심판의 확연한 편파판정과 그에 힘입은 상대편의 험악한 반칙세례가 넘쳐나는, 그런 경우를 우리는 보게되지요. 가끔은 기고만장해진 상대선수들이 트집을 잡아 우리선수에게 우루루 몰려와 겁을주고 교묘하게 때리기까지 합니다. 화면으로 보고있기만 하는 나도 분노가 팍팍 일어납니다. 정말 내가 우리 선수들 주장이었으면 우리나라 특유의 순발력과 태권도 솜씨로 저자식들을... // 그럴때 한평생 산전수전 다겪은, 선수출신의 노련한 해설자가 한마디 하지요. "네-. 저 페이스에 걸려들어서 감정이 동하면 안됩니다. 저들이 원하는 건 우리 선수들의 격한 감정이에요. 다들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저는 그게 무슨 말인가를 다른 게임에서 깨달은 적이 있습니다. 엄청 고수인 프로팀과, 패기만으로 어렵게 올라온 어느 하파리팀의 경기에서. 고수프로팀은, 계속되는 패기넘치는하위팀의 험악한 반칙들을 슬쩍슬쩍 비껴가면서 오히려 광분은커녕 실실 웃으며 공을 차더라구요. 약오르는건 상대방ㅇ었죠. 약오르고 분개해하니까 결국 쨉도 안되게 지더라구요...

저는 승질이 못되서 프로가 못됩니다. 그래서 요즘도 시청앞 나가서 싸울 생각이나 하지요. 이런 저같은 사람들도 필요하지않진 않겠지요.
그러나 우리의 큰 흐름은 프로들이 제시해줘야 합니다.
큰소리로 가장 큰 건(件)을 격분하지 않는 건 애국충절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더욱 깊은 전문성-노련함-이라고 봅니다.
우리의 목적은 분노의 표출 그 자체가 아니라, "승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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